1. 줄거리
조선의 제21대 왕 '영조'는 무수리 출신의 어머니 '숙빈 최씨'의 차남으로, 재위 기간 내내 자신이 왕으로 정통하지 않다는 지적을 받는다. 그는 모두에게 인정받는 성군이 되기 위해 끊임없이 학문과 예법을 공부하고, 아들인 '사도 세자' 또한 같은 방식으로 노력해 주기를 바란다. '사도 세자'는 어린 시절에는 총명하고 뛰어난 모습을 보이며 '영조'의 기대를 충족했으나, '영조'는 시간이 지날수록 예술이나 무예에 관심을 두는 아들의 모습이 실망스럽다. 아들을 향한 기대감이 실망으로 바뀐 후, '영조'는 '사도 세자'의 개혁적인 성향과 사사로운 면모에 훈계를 일삼는다. '사도 세자'가 '영조' 대신 국정을 수행하는 대리청정의 날, '영조'는 아들의 결정에 모두 반박하며 신하들 앞에서 큰 망신을 준다. '사도 세자'는 자신의 노력을 알아주지 않는 '영조'가 원망스럽고 두렵다. 어느 날, '영조'는 대왕대비 '인현왕후'와 언쟁을 벌이던 중 '사도 세자'에게 왕위를 넘겨 버리겠다고 선언하는데, '사도 세자'는 눈이 내리는 날까지 명을 거두어 달라며 석고대죄하다가 쓰러지기도 한다. 이후 '사도 세자'를 아끼던 '인현왕후'가 죽음을 맞자, 그의 정신은 더욱 쇠약해져 내관을 죽여 목을 들고 다니는 등 광기 어린 행동을 이어간다. 급기야 '사도 세자'는 검을 뽑아 들고, '영조'가 있는 궁으로 향하는데... '영조'는 아버지로서, 왕으로서 '사도 세자'를 뒤주에 가둔다.
2. 제작 배경
2015년에 개봉한 <사도>는 1762년 '사도세자'가 뒤주에 갇혀 죽은 '임오화변'을 바탕으로 제작한 작품이다. 모든 국민이 알고 있는 유명한 역사를 소재로 제작했기에, 감독 '이준익'은 세자가 뒤주에 갇히는 장면을 시작으로 그 전에 아버지와 아들의 관계가 어떻게 변해 왔는지를 묘사하는 데 집중했다고 한다. 그는 인터뷰를 통해 "왕과 세자의 이야기지만 민주주의 시대에는 모든 가정의 아버지가 왕이고 자식이 세자다. 평등한 사회의 관객이 이들의 이야기를 특별하게 느끼지 않고, 몰입했으면 한다."라고 제작 의도를 밝혔다. '사도 세자' 역의 배우 '유아인'은 돌에 머리를 박는 장면을 촬영하며 돌바닥에 정말로 머리를 박았다고 하는데,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돌에 덧대진 스펀지가 너무 작아서 생긴 사고였다. '사도 세자'의 이마의 피에 실제로 배우의 피가 섞이게 된 것이다. 그는 상처를 입은 후에도 연기를 이어갔는데, 제작진은 상황을 알지 못했지만 '영조' 역의 배우 '송강호'가 이를 알아차리고 제작진에게 알려 응급처치를 실시했다고 한다. 관객과 평론가 모두에게 대체로 호평받았으며, 추석 시즌에 개봉한 덕인지 '가족과 함께 봐도 좋은 영화'라는 칭호를 얻었다. 몇몇 평론가는 <사도>가 역사적 사건을 지나치게 개인적으로 풀어냈다고 비판했으나, 영화가 감독이 의도한 대로 완성되었음을 증명하는 비판인 듯하다. <사도>는 개봉 당시 사극 영화 역대 흥행 순위 7위를 기록했고, 최종적으로 624만의 관객 수를 달성하며 흥행에 성공했다.
3. 총평
왕과 세자인 동시에 아버지와 아들인 두 인물의 입장 차이가 흥미롭고, 안타깝다. 특히 주연을 맡은 배우 '송강호'와 '유아인'이 모든 장면을 뛰어난 연기력으로 소화해 냈기에, 진심으로 몰입하며 볼 수 있는 작품이다. 감독이 "이 영화가 젊은 층에는 어른의 입장을, 어른에게는 젊은 세대의 입장을 헤아리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라고 밝힌 것처럼, 정치와 역사를 벗어나 부모와 자식 간의 갈등에 대해 깊이 생각하게 된다. 부모가 자식이 잘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가혹한 훈계와 잘못된 교육 방식을 택하는 것은 현대에서도 종종 볼 수 있는 일이다. 자식은 자신을 위하는 부모의 마음을 알고 있더라도 지나친 훈계, 나아가 타박이 이어진다면 스트레스를 받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자식이 내가 바라는 만큼 따라 주지 못해 답답하고 화가 난다면, 또 부모님께서 내 노력을 알아주지 않아 화가 난다면 왜 그런 마음이 드는지를 생각해 보자. 상대가 누구보다도 내 마음을 알아주었으면 하는 가족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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