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줄거리
2092년, 지구 중력권에서는 다양한 국적의 청소선들이 우주 쓰레기를 포획하기 위해 눈치 싸움을 벌이고 있다. '승리호'의 선장인 '장 선장'과 '업동이', '타이거 박', 그리고 '김태호' 세 명의 선원은 엄청난 팀워크로 실적을 올리지만, 그 팀워크는 사실 각자의 욕망 덕분에 만들어진 것이다. 여느 때처럼 우주에 버려진 우주선을 포획해 해체하던 선원들은 뒷좌석에서 우주복을 입고 있는 여자아이를 발견한다. 이들은 아이를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 논의하던 중, TV를 통해 수소 폭탄이 내장된 로봇 '도로시'가 아이와 같은 얼굴임을 확인한다. 결국 언제 터질지 모르는 '도로시'를 선체 밖에 묶어 두기로 하고, 그녀의 가방 속 소지품을 확인하던 '김태호'는 수많은 논문 파일과 '강현우'에게서 온 부재중 전화가 쌓인 스마트폰을 발견한다. '승리호'의 선원들은 그에게 연락해 '도로시'를 넘기는 대가로 큰돈을 요구하고, 거래의 순간까지 '도로시'와 함께 지내게 된다. 폭탄일 뿐이지만 아이처럼 행동하는 '도로시'에게 일부 선원은 애정을 느끼고, 추억을 쌓아간다. 그런데, 생물이라곤 선원뿐인 우주선에서 토마토가 자라기 시작한다. 이상한 능력을 갖추고 있는 '도로시'와 각자의 사연을 가지고 있는 선원들의 우주 유영이 시작된다.
2. 제작 배경
<승리호>는 'SF 영화의 불모지'라고 불리는 한국 영화계에서 약 240억 원이라는 엄청난 제작비를 통해 완성된 한국 최초의 우주 SF 영화이다. 본래 2020년 여름에 극장에서 개봉할 예정이었지만 전염병 사태로 인해 극장 개봉을 포기했다. 결국 2021년 2월 5일에 넷플릭스를 통해 독점 공개되었는데, 이 때문에 화려한 CG와 액션을 극장에서 관람하지 못해 아쉽다는 의견도 있다. 감독 '조성희'는 '김태호' 역의 배우 '송중기'와 <늑대소년>을 통해 호흡을 맞춘 바 있으며, 이외에도 주연 배우 '김태리', '유해진'과는 <1987>에서, '진선규', '김무열'과는 <개들의 전쟁>에서 함께 한 경험이 있다. '조성희' 감독은 호흡을 맞췄던 배우들의 캐릭터 구축에 대해 "이들은 히어로와 달리 하루 벌어 하루 먹고 사는 직업인이다. 이들은 ‘버려졌다’는 의미에서 자신들이 수거하는 쓰레기와 비슷하다. 어떤 신념을 위해서가 아니라, 어쩔 수 없이 어떤 행동을 하게 되는 캐릭터들이다. '타이거 박'은 그중 가장 따뜻한 마음을 가지고 있다. '장 선장'은 문제의 실체에 접근하고자 하고, '김태호'는 똑똑하게 우주선을 조종해낸다. 각자의 역할을 배분한 후에 개성을 하나씩 찾아 나갔다."라고 밝혔다.
3. 총평
스토리가 아쉬운 건 사실이지만, 한국에서 우주를 배경으로 한 작품이 완성됐다는 것이 인상 깊다. 시각적인 연출이 굉장히 자연스럽고 미래의 우주 환경은 현실적이면서도 아름답게 구현되어 있으며, CG 또한 크게 거슬리는 부분이 없다. 240억 원의 제작비는 할리우드 영화에 비해 아주 적은 편이라고 하는데, 한정된 예산을 감안하면 높은 수준으로 완성된 듯하다. <승리호>의 '업동이' 역 '유해진' 배우가 한국 관객에게 큰 사랑을 받았던 <타짜>에 출연했던 만큼 일부 장면을 패러디한 부분이 있는데, 이 또한 우주 배경이라 굉장히 새롭게 느껴졌다. 각각의 캐릭터가 맡은 역할과 매력이 확고해서 그들의 관계성에서 나오는 재미가 크다. 감독은 <승리호>를 제작하며 "원양어선의 선원들이 동료에게 어떤 감정을 느끼는지 알아봤다."라고 언급했는데, 덕분에 직장 동료이자 친구인 인물 간의 심리가 훌륭히 묘사된 듯하다. 하지만 앞서 언급한 것처럼 전반적인 각본 면에서는 아쉽다는 평이 많다. 특히 '감동적인 가족 이야기'에 질려 버린 한국 관객이 아쉬움을 표했으며 "선수 입장."이나 "어디 한번 벌어 볼까?"와 같은 대사가 다소 진부하다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유치한 대사로 인해 배우의 연기까지 연극처럼 느껴져 어색하다는 의견도 있다. 그러나 작품에 다양한 인종, 성별, 언어를 가진 캐릭터를 등장시켜 '다양한 민족의 우주 청소부들이 힘을 모으는 장면'을 연출하며 '애국 마케팅'에서 벗어나 외국에서도 호평받는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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