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줄거리
주인공 '천경수'는 맹인이지만 뛰어난 침술 실력을 갖추고 있다. 하지만 맹인이라는 이유로 동네에서 사기를 당하는 일이 잦았고, 심지어 동생 '천경재'의 약값이 부족해 자존심을 내려놓고 구걸하며 힘든 일상을 보낸다. 운이 좋게 어의 ‘이형익’에게 실력을 인정받은 그는, 결국 궁에 들어가 침술사로 일하며 새로운 인생을 시작한다. 사실 '천경수'는 어두운 밤에 시야가 트이는 주맹증 환자였는데, 덕분에 밤에도 여러 가지 업무를 해낼 수 있었다. 그가 궁 생활에 적응할 때쯤, 청나라에 인질로 갔던 '소현세자'가 8년 만에 귀국하여 '천경수'에게 시술을 받게 된다. 둘은 여러 일로 친분을 쌓게 되지만 '소현세자'를 비롯한 궁의 사람들은 '천경수'가 밤에는 앞을 볼 수 있다는 사실을 알지 못한다. 어느 날, '천경수'는 선배 의원을 따라 '소현세자'의 치료를 돕게 된다. 그리고 우연히 촛불이 꺼진 순간, 충격적이게도 그는 '소현세자'의 죽음을 목격한다. 아들의 죽음 이후, 불안 증세를 겪는 '인조'가 범인을 찾기 위해 폭주하고... '천경수'는 진실을 파헤치며 하룻밤이라는 짧은 시간 동안 갖가지 음모에 휘말린다. 진범은 누구일까? 세자의 죽음을 목격한 '천경수'가 궁 안에서 무사히 살아나갈 수 있을까?
2. 제작 배경
"세자는 본국에 돌아온 지 얼마 안 되어 병을 얻었고 병이 난 지 수일 만에 죽었는데, 온몸이 전부 검은 빛이었고 이목구비의 일곱 구멍에서는 모두 선혈이 흘러나오므로, 검은 멱목으로 그 얼굴 반쪽만 덮어 놓았으나, 곁에 있는 사람도 그 얼굴빛을 분변할 수 없어서 마치 약물에 중독되어 죽은 사람과 같았다."
<올빼미>는 1623년 6월 27일, '인조실록'에 기록된 세자의 의문스러운 죽음에 영화적 상상력을 더해 완성되었다. <왕의 남자>의 조감독 출신인 '안태진' 감독은 <올빼미>를 통해 17년 만에 감독으로 데뷔하게 되었는데, 이 때문에 첫 촬영지인 담양에서는 <왕의 남자> '이준익' 감독이 직접 슬레이트를 쳐 줬다고 한다. 더불어 <왕의 남자>에서 조연 배우와 조감독으로 만났던 '유해진' 배우와 '안태진' 감독이 이 작품을 통해 주연 배우와 감독으로 함께 했기 때문에, <왕의 남자>를 인상 깊게 시청했던 관객에게 큰 기대를 안기고 있다. '인조' 역의 '유해진' 배우는 평소 스크린에서 보여 주던 모습과 달리, 약점과 의심을 가진 광기 어린 왕의 모습을 완벽히 소화하며 다시 한번 명배우로서의 입지를 다졌다. '천경수' 역의 '류준열' 배우 또한 '믿고 본다'는 수식어에 걸맞게, 작품의 주인공으로서 관객을 긴장감 있게 몰입시킨다.
3. 총평
<올빼미>는 주연 배우 '류준열', '유해진'부터 의관 역의 '최무성', '박명훈', '소현세자' 역의 '김성철', 강빈 역의 '조윤서'와 소용 조씨 역의 '안은진'까지 신선하고도 완벽한 캐스팅으로, 개봉하자마자 관객의 관심을 사로잡으며 '예고편만큼 재미있는 영화'라는 호평을 받고 있다. 11월 16일 진행된 사전 시사회에서도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고, 개봉 첫날에 10만 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다만 극 초중반까지의 흐름이 살짝 늘어져 지루하다고 느낄 수 있고, 개연성이 아쉽다는 의견 또한 존재한다. 하지만 전반적으로 지나치게 무겁지 않은 분위기로 이어진다는 점, 또 적재적소에 스릴러 요소를 확실히 배치했다는 점에서 남녀노소 대체로 재미있게 관람할 수 있을 듯하다. 11월 11일에 진행된 <올빼미> 시사회 기자간담회에서 '유해진' 배우는 "영화를 보며 무엇보다도 류준열 배우가 굵은 기둥이 되어 가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며 그를 칭찬했는데, 이를 들은 '류준열' 배우가 눈물을 보이며 화제가 되기도 했다. 작품 내에서 돋보이는 배우들의 합은 서로를 향한 존중에서 비롯된 듯하다. 조선의 제16대 왕 '인조'와 그의 아들 '소현세자'의 죽음에, '주맹증'을 앓는 가상의 인물을 결합한 <올빼미>, 긴장감 속에서 훌륭하게 이어지는 배우들의 케미스트리가 궁금하다면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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